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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저는 주님 때문에 웃을 수밖에 없어요 - 고은숙 집사
출처
만민뉴스 제362호
날짜
2008년 4월 6일 일요일
조회수
9153
뉴스고은숙 집사 (12-1교구, 2-5여선교회 조장)

인생은 핑크빛 꿈을 가진 철부지 숙녀로만 날 놔두지 않았다. 같은 직장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한 뒤, 시댁의 반대로 신앙생활을 접고 집안 살림과 맞벌이로 시동생들 뒷바라지 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부족했다.

결혼 12년에 남은 건 우울증뿐

남편은 육남매 중 장남이었는데, 결혼할 때 초등학교 5학년이던 막내 시동생이 학교 졸업하고 분가할 때까지 정신없이 사는 동안 어느 덧 12년이 흘렀다. 처음엔 그저 베풀고 주는 것이 좋았지만, 줄 만큼 주었는데도 계속 되자 마음이 답답했다. 남편에겐 집안 일까지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 혼자서 끙끙댔다. 게다가 시부모님 병간호까지 겹쳐 마침내 내 인내심에도 한계점에 이르렀다.
'어... 눈앞이 빙글빙글 도네, 어어...' 쿵!
1995년 12월경, 나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현관 앞에 쓰러지고 말았다. 구급차로 아산병원에 옮겨진 나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정신과에 입원했다.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물도 못 삼켰고, 주사 바늘조차 살갗에서 튕겨져 나올 정도였다.
'남편 하나 보고 이 고생을 했건만, '나'란 존재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지?' 울고 또 울었다. 속 알맹이는 남들한테 다 내주고 껍데기뿐인 나, 존재감을 상실한 채 불빛도 소리도 사람도 없는 어디론가 숨고 싶었다.

돌아온 탕자처럼 삶에 지쳐 하나님께로

보름 정도를 입원해 있다 보니 문득 옛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남편에게 연락을 부탁해 얼굴을 마주하니 오래간만에 기분이 나아져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게 뭐야?"
"은숙아, 나중에 꼭 들어봐."
찬양 테이프였다. 표지에 그려진 십자가를 보며 당장에라도 하나님께 돌아가고 싶었지만 이 모습으로는 싫었다. 그러나 이대로 있다가는 죽을 것만 같아 결국 하나님께 기도했다. "돌아오는 주일에 만나러 갈게요. 하나님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인도해 주세요."
1996년 1월 28일 오후 3시, 나는 친구(임인애 집사)가 놓고 간 주보를 보고 만민중앙교회에 찾아갔다. 성전 안에는 무슨 부흥성회라도 하는 것처럼 성도로 가득 차 있었다.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말로 다 형언 못 하네...' 찬양 가사가 마음에 파고들어 예배시간 내내 눈물로 얼굴을 적셨다. '돌아온 탕자가 아버지 품에 안길 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쳐 결국 아버지 품으로 되돌아온 탕자가 바로 나였다.
당회장님 설교를 듣다 보니 잘못은 내게도 있었다. 참 사랑은 주는 것 자체로 기쁜 것이고, 나는 주님께 생명까지 희생하는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나는 준 만큼 받길 바랐다. 오히려 이만큼 줬는데 양심도 없이 어떻게 더 달라 하냐며 불평했고 나를 알아주길 원했다. 사람들을 탓하던 내 어리석음을 회개하니 마음에 따스한 햇살이 드리워지는 듯 평안했다.

주님 품에서 진정한 '나'를 찾고

나는 선한 줄 알았는데 '육과 영', '사랑장' 등 당회장님 말씀을 통해 내 모습 가운데도 악한 것이 많은 걸 발견했다. 선을 하나씩 행해 나가니 기쁨이 더했다.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것이구나!
오직 영혼들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시는 당회장님을 통해 진정한 '선'이 무엇인지 배웠고, 각종 예배와 다니엘철야기도회에 참석하면서 이전엔 결코 맛볼 수 없었던 희열이 넘쳤다. 말씀과 기도 안에서 진정한 '나'를 찾은 것이다.
어느덧 일꾼이 되어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가정을 심방하면서 내게 주신 감사의 조건을 깨달으며 남편의 좋은 점들을 새삼 발견한다.
마음 다해 섬기려고 노력하니 부부간에 대화도 많아지고 남편도 가정 일에 더 관심 갖고 살피려는 모습이 보인다. 내가 주일을 지키고 기도생활할 수 있도록 남편은 배려해 주며 세 아이도 믿음 안에 예쁘게 자라 가족 모두 화목하다.

하나님 말씀으로 영적 내조를...

"여보, 요즘 안색이 안 좋아요."
"응, 큰 금액의 대출이 연체돼 있는데 빨리 회수되지 않으면 1년 농사가 물거품이 될 판이야."
남편은 채무자를 만나러 집을 나서고 나는 기도받기 위해 당회장님께 갔다. '영덕 대출금 회수'라고 써서 기도를 받았다. 오후 3시쯤이었다.
"여보, 다 해결 됐어."
고객을 만나러 갔던 남편이 돌아왔는데 채무자에게 은혜를 입은 사람이 대신 갚아주어 일이 잘 풀렸다고 한다. 시간을 물어보니 오후 3시쯤이란다. 예수께서 하인의 중풍 병을 고치려고 온 백부장 믿음을 보시고,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 하자 그 시로 하인이 나았다는 마태복음 말씀이 떠올랐다(마 8:5-13).
또 한 번은 꿈에서 당회장님께 남편이 진행 중인 큰 규모의 대출에 관해 상담을 했는데 '그건 욕심인데.' 하시기에 알려 주었다. 내 말을 귀담아 들었다가 자료를 꼼꼼히 재검하던 남편은 거짓으로 꾸민 부분을 발견해 큰 액수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이런 일들로 인해 남편은 회사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내게 조언을 구하곤 한다. 은행 지점장인 남편은 능력과 성격이 각기 다른 직원들을 통솔하는 것이 숙제였다. 한번은 학력은 좋으나 실무에는 문외한인 직원이 본사에서 발령받아 왔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내게 물었다.
"여보, 답답해하지 말고 인내하며 하나하나 가르쳐 주세요. 당신이 마음에 품고 나아가면 멋진 사원이 될 거예요." 남편은 내 조언대로 했고, 뒤에 그 직원이 타부서에 가서 능력 있는 직원으로 일을 잘한다며 뿌듯해했다.
가끔 내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 남편은 작년 12월, 1급 지점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초엔 S은행 압구정동 지점으로 발령받는 축복을 받았다.
항상 자녀에게 좋은 것을 주시는 선하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