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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영혼에 추위를 느끼고 계십니까? - 정구영 권사
출처
날짜
2006년 1월 31일 화요일
조회수: 3856
뉴스정 구 영 권사
전 서울여대 총장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쌓이고,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이렇게 춥고 스산한 계절이 오면 유독 따뜻한 것이 간절해집니다. 길거리에 군밤 장사, 군고구마 장사, 붕어빵 장사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공통적으로 뭔가 따끈한 것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듯 합니다.

날씨가 추우면 이처럼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향내 나는 따끈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추위를 녹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추우면 이러한 음식을 가지고는 녹일 길이 없습니다.

어머니는 위암으로 돌아가시고, 술 중독자인 아버지는 초등학교 3학년, 1학년 된 두 자녀를 돌보지 못했습니다. 추운 겨울에 불도 때지 않은 방에서 떨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공동체 마을을 운영하고 계신 어느 목사님께서 이 두 남매를 데려다가 옷도 갈아 입히고, 따뜻한 방에서 재우고 배불리 먹이고 학교도 보내주었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이 아이들에게 할 만큼 다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남매 중 초등학교 3학년인 여자아이가 쓴 글을 우연히 읽고 나서는 다시금 확실하게 사람은 떡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 글은 그 공동체 마을에 있는 양계장을 견학하고 나서 쓴 글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계란이 되고 싶어요. / 나는 오늘 닭장을 돌아보고 어미 닭의 품에 안긴 계란을 보았어요. / 그리고 어머니의 품이 그리웠어요. / 내가 만일 계란이 된다면 어미 닭이 나를 품어 주겠지요. / 그래서 나는 계란이 되고 싶어요."

어머니의 따뜻한 품을 그리워하는 어린아이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어린아이에게는 따뜻한 음식, 따뜻한 옷, 따뜻한 방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춥고 황량한 마음의 빈 공간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사 49:15)

어린아이에게 어머니의 품은 절대적입니다. 어머니의 품에 있으면 최고의 안정을 느낍니다.
그런데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그 절대적인 안정과 사랑의 원천인 어미는 혹 그 품의 자식을 잊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잊지 않으시겠다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어디 이뿐입니까?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다고까지 말씀하고 계십니다(사 49:16).

어느 이름 없는 하나님의 자녀가 고백한 모래 위의 발자국이란 시가 있습니다.
"어느 날 밤 한 사람이 꿈을 꾸었습니다. / 그 꿈속에서 그는 예수님과 함께 / 해변가를 따라서 걷고 있었습니다. / 그때 하늘을 가로질러 그의 삶의 장면들이 펼쳐졌습니다.
모래 위에는 두 사람의 발자국이 있었습니다. / 그중의 하나는 그의 것이었고 / 다른 하나는 주님의 발자국이었습니다.

그의 삶의 마지막 장면이 그의 앞에 펼쳐졌을 때 / 그는 모래 위에 새겨진 자신의 발자국을
돌아보았습니다. / 그는 오랜 기간 동안 그의 삶의 여정에서 / 오직 하나의 발자국만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 그는 또한 그의 삶에서 가장 절망적이고 / 슬펐던 일들이 일어났었음을 알았습니다. / 이것은 참으로 그를 괴롭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주님께 물어 보았습니다. / 주님, 제가 주님을 따르면 항상 저와 함께 하시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주님은 언제나 저와 동행하셨습니다. / 그러나 제 삶의 가장 어려웠던 순간들에는 / 한 사람의 발자국밖에 없음은 어찌된 일입니까? / 왜 제가 주님을 가장 필요로 할 때 / 주님께서는 저를 떠나셨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 나의 소중한 정말 소중한 아이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 나는 너를 결코 떠난 적이 없었단다. / 네가 고통과 환난 가운데 있을 때에 / 모래 위에 한 사람의 발자국을 본 것은 / 그때는 내가 너를 업고 지나갔기 때문이란다."

마음이 추우신 분이 있으십니까? 영혼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외로우신 분이 있으십니까? 그러시다면 다칠세라, 혹여 쓰러질까 염려하여 여러분을 업고 가시는 주님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리고 크고 따뜻한 주님의 등에 업혀 뜨거운 감사의 눈물을 흘려 보십시오. 밖은 찬바람이 몰아쳐도 여러분의 마음은, 여러분의 영혼은 전혀 예기치 못한 주님의 놀라운 사랑으로 훈훈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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